미국에 막 도착하면 닭과 달걀 같은 문제에 부딪혀요. 신용 기록이 없어서 카드를 못 만들고, 카드가 없어서 기록이 안 쌓이죠. 집 계약, 핸드폰 개통, 취업 심사까지 신용을 보는 나라라 더 답답해요. 그래도 SSN(사회보장번호)이 없어도 시작할 길은 있어요. 이 글은 SSN이 없는 분을 위한, 실제로 통하는 순서예요.
0. 먼저 확인: SSN을 받을 수 있는 비자인지
F-1 학생의 교내 근로·OPT, J-1, H-1B처럼 미국 취업 허가가 있는 비자는 SSN 발급 대상이에요. 해당된다면 ITIN이 아니라 SSN부터 받으세요. SSN이 있으면 모든 카드사와 모든 상품이 열리고, 나중에 ITIN에서 SSN으로 기록을 옮기는 수고도 없어요. 아래 경로는 SSN 발급이 안 될 때의 방법이에요.
1. ITIN부터 받아두기
ITIN은 미국 국세청(IRS)이 발급하는 세금 처리용 9자리 번호예요. SSN 발급 대상이 아닌 사람이 세금 신고를 할 때 쓰고, 여러 카드사가 SSN 대신 이 번호를 받아요. 단, ITIN은 취업 허가도, 이민 신분도, 사회보장 혜택 자격도 아니에요. 세금용 번호라는 점을 기억하세요.
신청은 IRS 양식 W-7로 해요. IRS 수수료는 0원이고, 원칙적으로 연방 세금 신고서와 함께 제출해요 (조약 혜택, 원천징수 등 예외도 있어요). 여권 하나면 신분과 외국 신분을 동시에 증명할 수 있어요. 여권이 없으면 IRS가 인정하는 서류 2개가 필요해요.
처리 기간은 보통 7주, 성수기(1-4월)나 해외 신청은 9-11주까지 걸려요. 서류가 틀리면 더 늦어지니, 여권 이름과 철자를 W-7과 신고서에 똑같이 적는 게 중요해요. 우편 신청은 원본 여권을 동봉해야 하고, 여권은 60일 안에 돌려받아요. 여권을 보내기 싫으면 IRS 납세자 지원센터(TAC) 방문이나 공인 접수 대리인(CAA)을 이용하면 여권을 손에 쥔 채로 신청할 수 있어요. 발급되면 IRS 통지서 CP565가 우편으로 와요. 3년 연속 세금 신고에 안 쓰면 만료되니, 받으면 매년 신고에 쓰고 만료 전에 W-7로 갱신하세요.
2. ITIN으로 신청 가능한 카드사 (2026년 10월 기준)
아래 카드사는 ITIN을 SSN 대신 받는 것으로 확인된 곳이에요. 정책은 바뀌니, 신청 전에 각 발급사 홈페이지에서 "ITIN"을 검색해 재확인하고, 사전심사(pre-qual, 신용 조회에 영향 없는 소프트 조회)부터 이용해 보세요. 거절당해도 하드 조회는 남으니, "전화 먼저, 신청 나중"이 원칙이에요.
아멕스 — ITIN 가능. 미국 개인 카드 전부가 신청서 SSN란에 ITIN 입력을 받아요. 해외에서 아멕스 카드를 3-6개월 이상 보유했다면 글로벌 트랜스퍼로 미국 카드를 이전할 수도 있어요.
캐피탈원 — ITIN 가능. 모든 카드가 ITIN 신청을 받아요. 첫 카드로 가장 무난한 건 Platinum Secured예요. 보증금 $49/$99/$200 중 하나로 $200 한도를 받고, 연회비가 없으며, 3대 신용평가사에 모두 보고돼요.
체이스 — ITIN 가능. Freedom Rise 같은 입문용 무담보 카드도 신청서에 "SSN and/or ITIN"이 있어요. 온라인 신청 뒤 여권, ITIN 발급서류, 주소 증빙을 추가로 요청받을 수 있어요. 체이스 체킹 계좌가 있으면 심사가 수월해지는 경우가 많아요.
뱅크오브아메리카 — ITIN 가능. 단, 지점 방문 신청이고 온라인 신청은 안 돼요. 시큐어드 카드는 연회비 $0, 보증금 $200부터예요.
씨티 — ITIN 가능. 신청서에 "SSN or ITIN"란이 있어요. Secured Mastercard는 보증금 $200부터예요.
웰스파고 — ITIN 가능. 신청서에 SSN/ITIN 통합란이 있어요. 일부 상품만 해당하니 확인이 필요해요.
TD뱅크 — ITIN 가능. TD Cash Secured는 온라인 신청이 되고, 보증금 $300-$5,000을 TD 저축계좌에 맡겨요.
SSN이 필요한 카드사 — 디스커버는 SSN 필수로 알려져 있어요 (단, Capital One 인수 이후 약관 변동 가능성이 있어 신청 전 확인하세요). 싱크로니(스토어 카드 다수)도 SSN 필수예요. U.S.뱅크는 시큐어드 계좌 보유는 ITIN으로 되지만 무담보 승격에 SSN이 필요하다는 등 조건이 갈리니, 직접 문의하고 신청하세요.
3. 첫 카드 고르기: 시큐어드 vs 공인 사용자
시큐어드 카드는 보증금을 맡기고 그 금액만큼 한도를 받는 카드예요. 신용 기록이 아예 없어도 열기 쉽고, 사용 내역이 신용평가사에 보고되면서 기록이 쌓여요. 신청 전에 "3사 모두에 보고하는지" 꼭 확인하세요. 몇 달 동안 제때 잘 갚으면 보증금 없는 일반 카드로 전환(졸업)해 주는 상품도 있어요. 데빗·선불카드는 신용 기록이 안 쌓이니 헷갈리지 마세요. 오래된 추천글에 나오는 Chime은 SSN 필수이고 Credit Builder 신규 가입도 중단됐어요. Deserve·Petal도 신규 신청을 안 받아요.
공인 사용자(Authorized User)는 이미 신용이 좋은 가족이나 배우자의 카드에 이름·생년월일만으로 올라갈 수 있어요. 캐피탈원·씨티·체이스 등은 공인 사용자 추가에 SSN을 요구하지 않아요. 다만 주카드가 연체하면 내 기록도 같이 타격을 입고, 일부 발급사는 공인 사용자 기록을 보고하지 않으니, 추가 전에 내 리포트에 실제로 올라가는지 확인하세요. 공인 사용자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요. 결국 내 명의 계좌가 필요해요.
4. 6개월 플랜: 기록을 점수로 만드는 법
FICO 점수는 보통 계좌 개설 6개월이 지나고 최근 6개월 안에 보고된 내역이 있어야 생겨요. 첫 점수는 580-650대가 흔하고, 12-18개월 동안 연체 없이 이용률 30% 이하를 지키면 680-720대까지 올라가는 경우가 많아요 (개인차가 있는 추정치예요). 이용률은 명세서 기준 한도의 30% 이하, 가능하면 10% 이하를 목표로 하고, 매달 전액 갚아 이자를 내지 마세요. 카드를 여러 장 한꺼번에 신청하지 마세요. 거절도 하드 조회로 남아요.
5. 한국 신용 기록은 이전될까? (Nova Credit)
Nova Credit은 한국을 포함한 약 20개국 신용 기록을 미국식 리포트로 번역해 줘요. 소프트 조회라 점수에 영향이 없어요. 아멕스가 이를 활용한 바 있지만, 제휴 지속 여부는 2025년 이후 불확실하다는 보고가 있어 신청 전에 확인이 필요해요. 미국 기록이 6개월 이상 쌓이면 발급사가 미국 기록을 우선 보기 때문에 Nova 경로가 안 통할 수도 있어요. 한국 기록이 없어도 ITIN과 시큐어드 경로는 그대로 유효해요.
6. SSN을 받게 되면
IRS에 통지하세요. ITIN은 비활성화되고 세금 기록은 SSN으로 이전돼요. 각 발급사에도 새 SSN을 업데이트해 달라고 요청하세요. 그래야 ITIN 시절 기록과 SSN 기록이 하나로 연결돼요. 발급사마다 절차가 다르니 전화로 확인하세요.
7. 절대 하지 말 것
가짜 SSN이나 CPN(신용 프라이버시 번호)을 만들어 쓰는 건 연방 범죄예요. 계좌가 폐쇄되고 신용이 파탄 나요. "SSN 없이 보증"을 내세우는 업체, 수수료를 받고 번호를 팔겠다는 곳은 피하세요.
정리하면 순서는 이래요. SSN 가능 여부 확인, ITIN 신청, 사전심사, 시큐어드 1장(또는 공인 사용자 병행), 6개월 성실 상환, 무담보 카드 도전. 첫 카드의 목표는 혜택이 아니라 기록이에요. 내 지출 패턴에 맞는 카드를 고르고 싶다면 DanHana 추천기에서 지금 가진 카드와 비교해 보세요. 정책은 바뀝니다. 신청 전 발급사 공식 페이지에서 ITIN 가능 여부를 직접 확인하세요. (2026년 10월 기준 작성)
